임신한 사람은 고양이 키우면 안되나요?
임신한 사람은 고양이 키우면 안되나요?
변창호, 이성빈 2013.10.07
- 질문
- 임신한 상태에서, 고양이를 계속 키우면 위험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죠?
-
톡소포자충(Toxoplasma gondi) 즉 톡소플라즈마에 대한 무서운 기사와 낭설은 냥이를 키우는 집사님들을 무섭게 만들기 충분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자살율이 높아진다, 고양이를 키우면 유산 가능성이 높다, 고양이를 키우면 기형아를 낳을 수 있다. 냥이를 키우고 계신 집사님이 임신을 하셨거나, 앞으로 임신 계획이 있다고 문의를 해 오시는 분들께 저는 항상 말씀 드립니다. “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동물병원에서 일하시는 여자 수의사분이나 미용사분들, 간호사 분들은 고양이를 어떻게 키우고, 진료하고, 미용하고, 입원 환자를 다룰까요?“ 알고 나면 예방할 수 있는 톡소포자충 감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톡소포자충이 뭘까
고양이과 동물을 종숙주(생식활동-종족번식을 할 수 있는 숙주)로 하는 기생충으로 모든 온혈동물을 중간숙주(유충기만을 보유하는 숙주)로 기생할 수 있으며, 충란, 유충기 상태에서 중간숙주에서 감염, 전파가 가능하며 종숙주인 고양이과 동물에서 보다 중간숙주에게 더욱 더 심한 증세를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종숙주인 고양이과 동물에서는 심한 증상보다는 생식활동을 통한 충란 배출이 주가 됩니다. 톡소포자충이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임신한 사람이 중간숙주로 감염이 되었을 경우에 간, 폐, 중추신경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해서 태아의 유, 사산을 유발하고, 어렵게 생존을 해서 아기가 태어나더라도 선천성 톡소포자충증(Congenital Toxoplasmosis) 이라는 심각한 뇌수두증으로 영구적 뇌 손상을 가지게 됩니다.
먹고 먹히는 톡소포자충의 생활사
종숙주인 고양이과 동물에서 톡소포자충은 어떤 경로로 다시 고양이과 동물로 돌아가게 될까요?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톡소포자충은 감염유충, 잠복유충, 충란의 세가지로 설명 드릴 수 있습니다. 학술용어 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이름으로 표현하는 점 양해바랍니다.
중간숙주인 이 세상의 모든 온혈동물이 섭취한 충란은 감염유충으로 변화 합니다. 감염유충은 조직친화성이 매우 강해서 모든 조직에서 왕성한 분열을 하며 전신증상을 유발합니다. 중간숙주에서의 심각한 임상증상을 유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감염유충의 일부는 잠복유충으로 변이 되어 중간숙주의 근육등의 조직내에 잠복하게 되는데, 이러한 잠복유충을 종숙주인 고양이과 동물이 섭취하게 되면 잠복유충은 종숙주의 장내에서 생식활동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충란을 배출하게 됩니다.
갓 배출된 충란은 비발아충란으로 감염능력이 없고, 배출된 후 최소 1~5일이 지나야 발아충란이 돼서 다른 종숙주로의 감염이나, 중간숙주로의 감염이 가능하게 됩니다.
사람에서의 톡소포자충 감염 원인
사람에서 가장 높은 톡소포자충의 감염 원인은 잘 익히지 않은 고기의 섭취와, 날고기의 섭취입니다. 육회나 육사시미를 좋아하시거나,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스테이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명심하셔야 합니다. 소고기뿐만 아니라, 오리고기, 닭고기, 양고기, 돼지고기에서도 마찬가지로 모두 다 감염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30% 이상의 사람이 감염되어 있으나 무증상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감염이 된 사람도 실질적으로 알지 못하고 지나가며, 증상은 무증상 또는 가벼운 감기 증세를 보입니다. 감염율은 육류 소비가 많은 나라에서 더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선진국형 질환의 성격을 지닙니다.
집냥이들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 냥이의 분변을 통한 감염 확률은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냥이들이 집단 사육을 하지 않은 가정에서 분양을 받고, 날고기를 섭취하지 않으며, 실내생활만 했다면 냥이를 통한 감염은 거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집에서의 톡소포자충 감염 예방법
집에서 키우시는 냥이가 산책을 즐기는 산책냥이이거나, 외출을 자주하는 외출냥이, 또는 길냥이를 입양해 오셨다면 더욱 더 신경을 쓰셔야 냥이의 분변을 통한 감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집냥이라고 해도 만에 하나라도 감염이 되는 경우를 생각해서 동일하게 신경을 쓰시면 더욱 더 좋습니다.
화장실 청소는 신랑님이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와 동일하게 냥이 화장실 청소는 신랑님이 하세요.
화장실 청소는 하루 2회 이상
분변으로 배출된 충란이 발아충란이 돼서 감염력을 가지기 전에 치워 주세요.
청소할 때 비닐장갑은 필수
혹시라도 모를 접촉의 가능성을 줄여주세요. (마스크도 있으시면 더욱 더 좋겠지요)
톡소포자충이 사람에게 자살을 유도한다는 것은 근거 없는 낭설입니다. 날고기, 덜 익힌 고기뿐만 아니라 덜 씻은 채소에서도 사람에게로 감염 가능성이 있습니다. 냥이에게 생식을 하시는 집사님들은 더욱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