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회와 나

제29차 세계수의사회총회를 다녀와서 (29th World Veterinary Congress)

허주형 2011. 2. 26. 13:55

제29차 세계수의사회총회를 다녀와서

               (29th World Veterinary Congress)


                        

 지난 제28차 세계수의사회총회에 나는 한국의 대표성을 가지고 미국 미네소타주의 주도인 미니아폴리스(Mineapolis)에 참가하여 3년후 제29차 세계수의사회총회가 캐나다 밴쿠버(Vancouver)에서 열린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 처음으로 한국이 세계수의사회총회에 5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는 무시할 수 없는 큰표인 것을 알았다. 하지만, 처음 참석하는 점에서 많은 것에서 서툴렀고, 어디서 무엇을 해야하는 지, 어떻게하는지 도통 알지 못하였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온 후 대한수의사회도 앞으로 세계수의사회총회에 계획적으로 참가하여 우리의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고 대한수의사회에 의견을 올린적이 있었다. 그렇게 3년이 흘려 올해 세계수의사회총회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7월 27일부터 7월 31일까지 개최되었다. 이번에도 한국에서는 나는 대한수의사회의 대표성을 가지고 참가하게 되었다. 밴쿠버 가는 항공료는 직항이 약 190만 원 정도로 고비용이 발생되어 할 수 없이 중국 북경을 경유하는 중국국제항공공사(Air China)를 이용하기로 하였는데 항공료는 110만 원 정도 되어 약 80만 원 정도 비용절감을 하였다. 또한 비용절감을 위하여 호텔보다는 Home stay를 선택하여 인터넷으로 밴쿠버의 버나비(Burnaby)지역의 한가정집을 민박집으로 선택하였다. 또한, 대한수의사회로부터 세계수의사회총회 사전 자료를 건네받아 준비를 하였다.


7월 26일(첫째 날)


하루전날에 미리 여행용가방을 준비하였기 때문에 별문제는 없었으나 어제 때마침 집이 이사를 하여 할 일도 많은데 집사람에게 모든 일을 남겨두고 가는 것이 미안하였다. 하지만 집사람은 아침 일찍 공항버스를 타는 곳 까지 픽업하여 별로 힘들이지 않고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인천공항은 전보다 크게 확장되어 Air China를 타는 곳 까지는 공항 청사내에서도 다시 공항 열차를 타고 가게끔 되어 있었다. 나는 09시 40분 Air China 138편에 탑승하여 중국 북경으로 향하였다. 북경까지는 약2시간 정도 소요되었으며 북경공항에서 5시간 10분정도 체류하였다. 북경수도공항은 올림픽준비로 검문검색이 굉장히 까다로웠으며 특히 흥미로운 점은 아주 예쁘게 생긴 여자경관의 몸수색이 나를 흥분(?)하게하는 것이었다. 마치 온몸을 마사지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북경공항에서는 점심을 먹었는데 화랑(花郞)이라는 레스토랑에서 해물우동과 칭다오맥주 한잔을 주문하여 먹었다. 아마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 같았다. 또한 손님도 제일 많아 보였다. 북경공항에서 오후 3시 50분에 Air china 991편에 탑승하여 밴쿠버로 향하였다. 북경에서 밴쿠버까지는 약 1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때마침 옆자리에는 캐나다출신의 Janis Melnychuk라는 캐나다 아가씨와 같이 앉게 되어 밴쿠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그녀는 목동에서 영어선생님을 한다고 하였으며 캐나다에 5년 만에 간다고 하여 매우 들떠 있었다. 아마도 오랜만에 고향 가는 길이라 그런 것 같았다. 25일 11시 50분에 밴쿠버공항에 도착하여 전광판에는 세계수의사회총회참가자들을 환영한다는 글씨가 계속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세관통과는 매우 까다로웠으며 경찰 모두가 방탄복을 입고 있어 캐나다에 처음 오는 나에게는 오히려 이상해 보였다. 버나비의 한 가정집에 여장을 풀고 집에서 C5버스를 타고 Royal Oak station에서 다운타운 가는 skytrain을 타고 밴쿠버시내로 가서 미리 내일부터 행사가 있을 예정인 Vancouver Convention & Exhibition Centre로 가서 미리 답사하였다. 또한 Big Bus를 탑승하여 밴쿠버시내와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았다. 나는 항상 외국의 도시를 올 때는 그 도시의 내부를 알 수 있는 시내투어버스를 탑승하여 먼저 그 도시를 알아보는 것이 나의 한 방법이었다. 밴쿠버의 Big Bus는 특히 내가 더 볼 수 있는 곳에 내려서 보고 다시 다음번 버스를 타게끔 하는 운영방법이기 때문에 시내곳곳을 더 많이 둘러 볼 수 있었다. 저녁에는 북경 갈 때 옆좌석에 같이 동행한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들과 다시 만나 식사를 같이 하였다. 그분들도 3분이 북경경유하여 밴쿠버를 가는 중이었으며 식사비는 그 분들중 업체사장 한분이 지불하여 재수 좋은 하루인 것 같았다. 그렇게 하여 정말 긴 7월 26일 하루가 흘러갔다.


7월 27일(둘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C5버스타고 Royal Oak Station에서 Waterfront station까지 가서 Convention centre로 갔다. 밴쿠버의 전철은 무인자동시스템으로 운전기사 없이 운행되고 있었다. 한국에서 대한수의사회 우연철상무가 각나라의 대표자는 참가비가 무료라는 통보를 받았고, 또한 세계수의사회의 law에 의해서도 무료라 하여 Registration centre에 당당히 한국의 대표자라는 서류를 제출하였으나 자기들은 모르는 것이라 하였으며 업체가 다르다고 하여 황당하였다. 이렇게 옥신각신하며 시간은 흘러갔으며 나중에 다시 협의하자고 하였다. 때마침 지나가는 일본수의사회 Yamane회장을 만나게 되어 등록비를 다 내었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등록비를 지불하였다. 등록비는 980불정도 되었으며 올해 세계수의사회총회의 주제는 CELEBRATE OUR DIVERSITY(우리의 다양성을 경축합니다)라는 글귀였으며 세계각국어로 번역되어(물론 한국어도 포함) 포스터를 장식하고 있었다. 세계수의사회총회는 캐나다수의사회총회와 같이 개최되었으며 국제수역기구(OIE)와 캐나다식품안전청(Canadian Food Inspection Agency)이 공동의 후원(Gold level)과 Novatis와 Pfizer Animal Health의 후원(Silver level)후원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총회에는 약 67개국에서 약 3230명의 사전등록과 700여명의 사후등록으로 성황리에 시작되었다. 하지만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나밖에 없었다. 저녁에 Reception이 있었는데 빈약한 음식에다가 심지어는 음료와 맥주는 직접 사먹게 하여 많은 참가자로부터 원성을 들었다. 저녁9시 부터는 대만수의사회에서 주최하는 만찬이 Aqua Riva 레스토랑에서 개최되어 오히려 더 푸짐하고 각국의 대표들과 이야기할 수 이었다. 서서히 행사의 첫날이 끝나가고 있었다.


7월 28일(셋째날)


OIE 주최로 ‘One world, one medicine, one health’ 라는 주제로 한 강의가 있어 참가하였는데 OIE는 앞으로 2020년경에 동물에게서 사람에게 전염되는 질병이 60%로 이상 증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각국에서 참가한 수의사들의 절대적인 참가를 요구하였다. 또한 BSE(소해면양성뇌증)등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는 부탁을 특별히 하였다. OIE는 이번 행사 매일 인수공통전염병과 인류의 전염병예방을 위하여 강의와 행사를 계속하였다. 오후에는 미국의 Dr. Alice Wolf의 고양이에서 많이 발생되는 구내염과 치근염 및 다른 구강병변에 대한 치료법에 대해 가의에 참가하여 고양이 구강칠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흥미롭게 들었다. 그리고 더욱 흥미로운 것은 캐나다의 동물보호단체들이 총회장 앞 광장에서 성대수술과 발톱제거, 단미술 등을 금지하라는 시위와 정부에 대해 수의사에 의한 동물학대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어 달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7월 29일(넷째 날)


오전에는 OIE 주최의 식용동물의 복지와 관리(Production Animal Welfare and Animal Care)란 기조강의에 참가하여 농장동물의 복지와 케어에 대해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동물복지에 관해 흥미롭게 참여하였으며 향후 우리나라도 축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대해 심사숙고할 필요성을 느꼈다. 오후에는 아시아지역의 대표자들과 미팅을 가졌는데 참가국은 한국대표인 나를 비롯한 일본, 대만, 호주, 뉴질랜드, 인도대표자들이 참가하여 FAVA(아시아태평양수의사회)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였다. 인도대표자는 일본수의사회에서 다시 한 번 더 아시아지역수의사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하였고, 기타 각국은 현재 17개국이 가입되어 있는 FAVA를 아시아 전 지역의 나라들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한국과 일본의 역할을 강조하여 일본수의사회의 야마네 회장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며 나는 궁극적으로는 동참할 예정이지만 현재 내가 결정할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에 돌아가 KVMA와 의논하겠다고 하였다. 그 역할은 아시아지역의 소국을 도우기 위한 프로그램에 한국과 일본의 동참을 요구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올 10월 태국 방콕의 FAVA때 다시 회의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내일 세계수의사회(WVA)의 회장에 출마한 나의 오랜 친구인 Dr. Chiang의 지원문제에 대해 상의를 하였는데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전지역은 표를 몰아주기로 하였고, 기타 미국, 캐나다등 미주지역의 지지와 아프리카지역의 후원을 기대하며 잠정적으로 약 75표정도로 당선되지 않을까하는 전망을 하였다.


7월 30일(다섯째 날)


 오늘은 세계수의사회의 총회가 있는 날이라서 아침부터 정장을 하고, 12시 정오부터 Pan Pacific Hotel의 Ocean View에서 개최되었다, 약 69개국의 대표자들이 참석하였으며, 뜻밖에 각국의 대표자들이 나에게 2012년 세계양돈수의사회총회 한국개최 결정을 축하한다는 악수가 쏟아졌다. 나는 감사한다는 말과 함께 2012년 한국을 방문해달라고 부탁하였다. 오히려, 한국양돈수의사회의 성과가 같은 한국수의사인 나에게도 축하받는 일이구나!! 생각을 하며 지면을 빌어 한국양돈수의사회 강화순회장님을 비롯한 회원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WVA총회는 지난 3년간의 집행부의 성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아프리카에서 온 대표자들은 아프리카지역에 이사국을 더 배당해달라고 요구하는 연설이 1시간정도 지속되어 굉장히 따분하게 진행되었다.


 총회에서는 동물복지의 보편적인 권리선언(Universal Declaration on Animal Welfare)이 각국 참가자의 서명으로 채택되었으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고려사항(consicering)은 

WVA는 국제수역기구(OIE)와 함께 협력적동반관계(cooperation agreement)이다.

WVA는 동물복지를 위한 국제적기준을 확립하는 기구로 OIE를 인정한다.

WVA는 OIE가 동물복지를 위하여 만들어진 국제기준에 대해 지지한다. 또한 과학적 토대위에 지각동물(sentient animals)의 사람치료에 이용하는 것을 인정한다.


결정사항(Decides)은

1. 동물복지의 보편적인 권리 선언이 발전되기 위하여 세계 각국은 동물복지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동시에 국제적 동물복지기준기구로서 OIE를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

2. 동물복지의 성공을 위하여 각국정부의 노력을 촉구한다.

3. 동물복지의 성공을 위하여 세계 각국의 동물보호단체의 노력을 촉구한다.


                         ---  2008년 7월 30일 WVA 총회에서 결의 ---


오후 3시부터는 세계수의사회장 및 부회장 선거가 있었는데 불행히도 아시아를 대표하여 나온 Dr. Chiang 은 불과 1표 차이로 낙선하였다. 당초 믿었던 캐나다와 뉴질랜드가 네덜란드 후보자에게 표를 던지고 미국은 우리 쪽에 투표하였으나 아쉽게 되었다. 나는 이 결과를 보면서 국제사회에서도 우리 편을 만드는 것은 정말 힘드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다. 또한 FAVA의장국인 뉴질랜드의 배신에 아시아지역 국가들은 많은 분노를 나타내었고, 동시에 같이 밀어주기로 한 뒤 아시아의 표를 얻어 부회장에 당선된 캐나다의 배신에 대해서도 많은 분노를 하였다.


7월 31일(여섯째 날)


오늘은 마지막 날이라 처음부터 테크니컬투어를 신청하여 밴쿠버외각으로 관광을 떠났다. 밴쿠버인근 Grouse Mountain은 쭉쭉 뻗은 전나무와 3,700피트까지 곤돌라 운행되는 경치 좋은 곳이었다. 약 4시간정도 관광을 한 후 다시 총회장으로 와 집으로 가는 차를 기다리는 도중에 지나가는 자동차에서 Dr.Chiang이 내려 외삼춘집에 가는 길이라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여 중국인 식당에서 맛있게 저녁을 먹은 후 Chiang의 외삼춘집에서 맥주를 한잔하며 그간을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녁 10시쯤 Chiang의 외삼춘께서 손수 민박집까지 차를 태워주어 밴쿠버의 마지막을 재미있게 보냈다.


8월 1일(일곱째날)


아침부터 귀국할 준비를 하고 민박집 주인께서 직접 공항까지 픽업하여 주셔서 편하게 왔다. 물론 돈을 지불하였지만, 오전 1시 50분경 Air china 992편을 타고 밴쿠버 공항을 이륙하여 약 11시간 후 8월 2일 5시 10분에 북경수도공항에 도착하였다. 오는 도중에 일본영화인 “Hello ! Say For me" 와 1920년대 중국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미국영화가 세계수의사회총회를 마치고오는 나의 마음을 애잔하게 심금을 울려주었다. 북경에서 1시간 30분정도 체류후 오후 6시45분 Air china 137편을 타고 북경공항을 이룩하여 오후 9시 40분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북경공항의 연결시간이 짧아 나의 수화물은 북경에서 오지 않았다. 항공사에서는 다음날 집으로 직접 배달해준다고 하였다. 게이트 밖을 나가니 집사람과 애기가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다. 인천공항 청사 밖에는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