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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강아지공장` 문제 해결위해 100일간 발품 판 청년들

허주형 2016. 6. 20. 10:34

 

'강아지공장' 문제 해결위해 100일간 발품 판 청년들

 

'굿보이토토' 캠페인 전개 권혁호·고귀현씨…"윤리적인 브리더 소개해드려요"

 

'굿보이토토 프로젝트'란 소셜캠페인을 통해 윤리적인 브리더(사육사)를 소개하고 있는 권혁호씨(30·왼쪽)와 고귀현씨(30).© News1


'강아지공장'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국을 직접 발로 뛰고 있는 두 청년이 있다.

'굿보이토토 프로젝트'란 소셜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수의사 권혁호씨(30)와 마야 원주민 여성들의 자립을 위한사 회적 기업 크래프트링크의 대표 고귀현씨(30).

군대동기인 이들은 지난 3월 초부터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동물생산업'으로 정식 등록된 업체 가운데 58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윤리적인 '브리더(사육사)'와 '켄넬(사육장)'을 가려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직접 방문 조사를 통해 동물을 학대하는 '강아지공장'을 퇴출하고 반대로 윤리적인 사육장을 적극 발굴해 소개하겠다는 취지다.

권씨는 "수의대를 졸업한 뒤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켄넬과 브리더라는 시스템에 대해 알게 됐고, 실제 윤리적인 브리더를 만나 얘기를 듣기도 했다"면서 "그런데 지난해 말 한국에 돌아온 후 한 다큐멘터리 방송을 통해 국내 강아지 사육 공장의 실태를 접하고는 참담함을 금할 수 없어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의 조사는 최근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강아지공장'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부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동물 생산업으로 등록한 곳과 동물판매업을 병행하는 곳, 미등록이지만 유명 브리더로 알려진 곳 등 200여 업체를 추렸다. 이 가운데 가족들이 각각 생산업으로 등록한 곳 등을 제외하니 94곳으로 좁혀졌다.

이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이들 업체를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렇게 그동안 57곳의 현장조사를 마쳤다.

권혁호·고귀현씨가 지난 3개월간 직접 방문조사한 사육장들 위치.© News1


직접 발로 뛴 100일 동안 이들은 개장수가 되기도 하고 때론 나까마(중간상)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번식업 관련해 어떤 기준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 좀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영국과 미국, 호주 등의 번식업 기준을 찾아 척도로 삼았다. 산책 여부, 채광 정도, 지면 상태, 케이지 크기 등을 조사했다.

모든 기준을 충족시킨 완벽한 곳은 결국 없었다. 하지만 70~80점을 넘긴 비교적 양호한 켄넬과 브리더들은 만날 수 있었다. 비록 적은 수였지만 모두 7곳이었다.

이들은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개설한 소셜펀딩 사이트(www.wadiz.kr/web/campaign/detail/8402)에 윤리적인
브리더를 차례로 소개하고 있다.

캠페인 운영기금은 고씨가 대표로 있는 사회적기업 크래프트링크에서 반려동물 목줄 겸용 보타이(나비넥타이) 판매 수익금의 10%를 기부하고,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크래프트링크는 남미 부녀자와 아이들이 생산하는 수공예품을 국내로 들여와 유통·판매하고 있다.

개설한 펀딩은 1주일만에 이미 목표액 200만원을 넘어설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이들은 모금액으로 입양을 위한 상식, 올바른 브리더를 고르기 위한 체크리스트 등을 담은 소책자 '올바른 반려견 문화를 위한 가이드북'을 만들어 펀딩 참가자들과 도서관, 동물병원, 학교 등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들이 '강아지공장'의 실태를 파악하고 나선 이유엔 나름 소신이 있다.

최근 동물보호단체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동물보호법 개정 추진보다 더 중요하고 의미있는 게 있다고 말한다.

고씨는 "강아지공장을 규제하는 법제화는 절대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어느 정도의 제제 효과는 있겠지만 수요의 의식 수준이 변하지 않으면 성매매를 법으로 강력히 규제하기 시작한 이후 오피스텔 등지로 음성화되듯 외형상의 변화만 있을뿐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결국 법제화만큼이나 사실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귀여운 강아지를 싸게 산다는 개념을 벗어나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이어 "윤리적인 의식을 바탕으로 한 신중한 강아지 입양문화 형성이 중요하다"면서 "아이를 입양할 때와 마찬가지로 강아지를 입양할 때에도 충분히 그 의미와 스스로 높은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그 고민 끝에 강아지 입양을 결정했다면 굿브리더, 굿켄넬를 통해 충분한 금액을 지불하고 입양해야 한다"고 했다.




이병욱 기자(wooklee@)

출처 : 공무원 수의사들
글쓴이 : 빠빠라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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